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들었던 생각은, 결국 100% 설득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좋은 설득법이라고 하더라도 80%를 넘기기는 힘들다. 그러니까, 결국 확률의 싸움이다. 그리고 그 확률이라는 것은 가능성이 99%이더라도 운나쁘게 1%에 걸릴 가능성 또한 충분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 의미없는 일이라는 말은 아니다. 어짜피 인생의 대부분은 확률 싸움이기 때문이다. 여기 나온 기술을 사용해서 잘 적용되지 않더라도 낙담하지는 말라는 이야기이다.
이 책은 타인을 설득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대체로 마케팅에서의, 그러나 그것이 곧 전부를 설명하는) 전략들을 설명한다. 그러나 내게 흥미로웠던 부분은 이 기술들을 바로 '나 자신'에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항상 습관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아침에 일찍일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잘 되지 않는다. 매번 다짐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면, 이번에는 설득의 기술을 이용해서 내 인생을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장치들을 설치해서,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도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바로 내가 나를 설득하고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나는 내 삶, 내 습관, 내 행동을 바람직한 방식으로 유도하기 위한 인생 해킹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책을 읽었다.
그러나 가능성은 가능성일 뿐이다. 여기에 나온 전략들 중 어느정도의 부분은 이미 내가 무의식적으로 실행 중인 것들도 많았다. 결국 핵심은 "유도"일 뿐이며 "결정"되는 것은 아닌 셈이다. 따라서 이 책을 읽으며 진정으로 설득의 기술을 연마해서 설득 왕이 되었다기보다, 내가 왜 그 터무니 없는 설득에 넘어갔었으며 왜 그렇게 유도당했었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받는 데에서는 상당히 유익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설득하고 유도를 한다고 할지라도 그 설득은 내 관점에서 쓰여진 설득이다. 타인의 관점에서는 그 설득이 또 특수한 경험들과 합쳐져서 정확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보편적으로 동의할 만한 설득의 기술을 나열해놓아져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개개인별로 가치관과 주의를 두고 있는 것들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설득의 기술이더라도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경우도 분명 (적지 않게)있기 때문에, 타인을 움직이는 일은 참 어려운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하게 된 생각이 바로 이것이다. 결국 내가 가장 잘 설득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은 상당히 유용하다.
우리가 누구인지는 그 선택 이전에
우리가 어디에 주의를 두는지에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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